중학교 1학년인 덩치가 커다란 녀석이 질질 짜면서 들어온다.
정말 공부하기 싫어해서 맨날 여기저기 아파서 내가 종합병원이라 놀리는 녀석인데...
맘씨도 넓고 착하고, 꼬박꼬박 수업은 들으러 와서 나름 대견해하는 녀석이다.
어쨌든 수업은 충실히 들으니 성적은 유지되고
그래서 자기 영어 실력이 좋은 줄 알고 엄청 행복해 하는 생각 없는 녀석이다.
이 녀석 어머니를 보면 참 ~ 부모 노릇하기 힘들겠다 싶다.
출근하실 때 뽀뽀뽀가 아니고... 출근하실 때 키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나가신다.
또 출근하실 때 TV 화면을 벽 쪽으로 돌려 놓으신다.
그러나... 키보드란 것이 뭐 그리 비싼 녀석도 아니고
친구 집에서 잠시 빌려와서 놀다 가져가면 되는 것이고
그깐 TV 힘이 모자라 못 돌려 보겠느냐는 거다.
이 녀석 비웃으며 자랑질이다.
이런 녀석인데 오늘은 질질 짜면서 들어 온다.
집에다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신다고 한다.
허거덕 !! 정말 그런 걸 집에다 설치?? 하신다고??? 나도 놀라 묻는다.
그래서 반항질을 했던 모양이다. 뭐~ 이 녀석도 인권 운운하는 말을 했겠지 싶다.
자식도 못 믿냐고 악다구니를 쳤던 모양이다.
당연히 돌아 온건 두둘김이었을 거고,
그 동안 그 녀석이 저질렀던 온갖 악행이 생각나면서
엄마는 엄마대로 감정이 치올랐을테니... 그냥 눈에 보이는 장면이다.
요즘 아빠 혼자 벌어서 자식 둘을 교육시키고 노후자금을 마련하는거
거의 불가능하다는거 알고 있다.
그러나 집안에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해서
아이들을 감시해야 할 지경이라면, 이것을 교육적 목적이나 관심이라 말하기 전에
결단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마음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일이라 내 마음이 더 착찹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내 마음은 그 녀석의 상실감에 먼저 아프게 다가간다.
또한 그 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그래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거라는 거다.
그저 아이들하고 많이 이야기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같이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그 아이들이 변하도록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긴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할 거 같은데...
그러나...
사실 이것도 어쩌면 꿈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한푼 벌어 두푼 써야 한다면...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하고 책, 영화, 여행?
임마 ! 너 ! 꿈깨라 !
하실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