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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조희풀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낙엽소관목.

그러니까 이 녀석 이름에서 '풀'이 붙은건 오해이지 싶다.
작고 여린 줄기를 가지고 있지만 나무 쪽에 서야 하는거다.

등산로에서 약간 빗겨난 곳에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이 녀석들을 만났을 때,
빗길에 이리저리 넘어지면서도 도데체 이 녀석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려 버리면 이 녀석들이 사라지기라도 할거같아서... 나 미쳐가고 있다.

사실은 이 녀석들과 아주 흡사한 친척인 병조희풀을 보고 싶은데
이것들을 먼저 만났다.
병조희풀이 훨씬 더 흔하게 볼 수 있다곤 하지만...
이 녀석들을 만나는 것도 인연이 있어야 하는건지
남들이 흔하다 귀하다라는 말은 나와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제법 있다.

산을 내려 오면서 생각해보니
일주일에 한번 정도라고 할지라도 벌써 3년이 넘게 산을 오르내리는데도
갈 때 마다 새로운 녀석들을 만나다니... 경이롭다는 말 외에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사람에 치이면서 힘들어 하다가... 이 녀석들에게 위로를 받으며 살고 있지 싶다.



by 고은새 | 2008/09/08 00:30 | 야생화 | 트랙백 | 덧글(0)

수종사


올라가는 길이 아주 가파르고 비포장이여서 엄청 고생했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어서
계속 미루다가 아침 일찍 서둘러 양평 운길산 수종사를 드디어 만나고 왔다.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비포장은 없고,
왠만큼만 운전을 한다면 교행도 할 수 있게 도로 폭도 넓어서 괜한 걱정이었다.

양수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묵언이라고 쓰인 조그만 표찰이 있었는데,
아마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 경치를 보고 소리를 질러서일거라도 혼자 추측해본다.
저절로 탄성이 나올만큼... 그렇게 좋았다.

그 유명한 수종사 찻집에서는 서너분이 차를 마시고 있었고...부러웠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니 나중에 하고 미뤄버린다.

가볍게 나가다보니 접사렌즈만 달랑 물려 있어서, 이것도 나중에 하고 미뤄버린다.
비가 왔다 갔다 하면서 어두웠다.
물봉선, 자주조희풀, 닭의장풀, 꽃향유 그리고 누린내풀을 보고 만났다.

다시 꼭 가봐야 하는 곳이 또 하나 추가되었다.

(__) ;; 수경스님과 문규현신부님이 오체투지를 하면서
지리산을 넘어 계룡산으로 갈 예정이라 한다.
수종사를 보고 겨우 시간에 맞춰 학원 내 방에 들어오니
신문 1면에 실린 길쭉한 사진이 가슴에 푹 박힌다.

by 고은새 | 2008/09/06 01:15 | 이야기가 있는 사진 | 트랙백 | 덧글(0)

해바라기


해바라기 넓적한 얼굴 안에 노랗고 귀여운 개나리 같은 작은 꽃들이
하나 가득 숨어 있다.

여러해 전에 공부 잘하던 남학생이 스트레스성 탈모 증상이 나타나자,
대학 포기하겠다고 해서 난리가 났던 적이 있었다.
중국에서 약을 구해 오고 병원에 다니고
온 식구랑 선생들이 꼬시고 협박하고... 결국은 명문대에 무사히 들어가긴 했다.

고3인 B양이 내일, 아니 오늘이다... 전국 수능모의고사가 무척이나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머리카락이 뿌리까지 뭉텅 뭉텅 손에 휘감겨 빠진다면서
무척이나 겁먹은 얼굴로... 머리 속이 훤해졌지요? 하고 묻는다.
공부를 무척이나 잘하는 녀석이고, 외모도 신경 쓰지 않고
덤덤하게 잘 이겨나간다고 속으로 엄청 대견해하는 녀석인데, 역시 힘든거구나.

원래 가을은 모든 털있는 동물들이 털갈이를 하는 때라서
사람도 그런 증세가 이맘때쯤 나타나는거니까 걱정말라곤 했지만,
역시 앞머리 쪽이 좀 휑해진거 같아, 찡했다.
다행히 이 녀석은 공부 집어치우겠다는 소리는 안하고...
한숨만 쉬었지만... 어쩌겠니, 살아 남아야지.







by 고은새 | 2008/09/04 00:50 | 야생화 | 트랙백 | 덧글(5)

부추꽃, 더덕꽃


부추를 잘게 썰어 고추가루 양념을 해서 속을 꽉 채워 내놓는 오이 소박이... 
고추장으로 양념을 해서 석쇠에 노릇노릇 구워 내는 더덕구이...

슬프게도 할 줄 아는건 없고... 먹을 줄만 아는 식충이였구나.
퇴근하고 밤 늦게 밥 많이 먹어 배가 빵빵 부른데도,
입에 군침이 돈다.
유난스럽게도 예쁜 꽃을 피워대는 우리의 먹거리 친구들이다.

(**) 몇일 전 퇴근 후에 장례식장에 다녀오느라
자정이 넘어 올림픽대로를 건너 강북강변도로를 달렸다.

하남에서 올림픽대로를 건너 강북강변도로를 그 깊은 밤
나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다녔던가.
아마 내 삶에서 가장 외로웠던 순간이 그때였을텐데.
무엇 때문에 스스로 나를 그 지경으로 몰고 갔을까.
잘 알면서도 나에게 묻고, 헛소리로 답을 피해 가면서
모른척해버린다.
그저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소리를 높여 음악을 들으며...
어쩌겠는가, 집으로 가야지.

by 고은새 | 2008/09/03 01:07 | 야생화 | 트랙백 | 덧글(4)

백문동, 여로


마지막 사진은 매미의 허물인데... 아무것도 남지 않았는데도
나무가지를 꽉 움켜잡고 떨어지질 않는다.
어떻게 저렇게 껍질을 섬세하게 고스란히 남겨 놓고
빠져 나갔을까...

교실 에어콘 어디선가 냉각가스가 새는 바람에
올 여름 며칠씩 고생을 많이 했다.
고장신고를 하면 워낙 일손이 달리다보니 보통 3 ~4일 걸리고
가스 넣고 나면 한 2주일 시원하다 다시 더워지고, 그러기를 두번하고
결국 오늘 배선 공사를 다시 했다.
그래서 따뜻한 웃옷을 입고 수업을 했다.
에어콘 켜 놓고 쉐타 입고... 이 뭥미?
나는 추운데... 청춘들은 덥단다.
삼성에서 나오신 분들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그 친절함에는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의 위대한 MB께서는 드디어
엉덩이 무거운 스님들을 길 위로 끌어 내셨다.
정말 상상 이상의 일들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어청수 사퇴 안하고, MB가 사과 안하면
스님들 어쩔건데?  이건 내 궁금증이 아니고...
아마 누구 누구들이 이불 뒤집어쓰고 킥킥거리며 하는 소리일거같다.

시장님께서는 서울시청을 기습적으로 철거하시기 시작...하시고,
문화재청이 버럭하면서 공사가 중단된 모양이다.
합의... 그리고 법적절차... 문화재과 환경에 대한 생각들은
깡그리 증발해버리고, 그저 생각하는데로 밀어 붙이면 되는 세상이 왔나보다.

뭘 어째야 할지조차 모를 일들이 자꾸 자꾸 벌어지고 있다.

by 고은새 | 2008/08/28 01:05 | 야생화 | 트랙백 | 덧글(0)

박주가리


용담목 박주가리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 풀.
원산지는 한국.

한 여름에 털이 보송보송 난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 녀석들이다.
흰색꽃은 올해 첨으로 본다.   ( 속리산 )

우리나라가 속칭 잘 사는 나라들 중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거 같았지만,
10대들만 놓고 보면 한달에 20명이 자살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는 정말 놀랐다.
이거 너무 많은 숫자 아닌가?
이렇게 모른척해도 되는 문제인가?
그저 정글의 법칙이 존재한다는건가?

왜 금메달을 딸 때마다 우리의 MB지지율이 올라간다는 걸까?
이래서 많은 독재자들이,영악한 통치자들이 우민을 만들려고 스포츠를 이용한다곤 하지만...
그러나 도무지 내 짧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구료...

by 고은새 | 2008/08/26 00:28 | 야생화 | 트랙백 | 덧글(4)

저 하늘빛


         향 짙은, 들깨밭을 지나서
         키 작은 관목 숲속을 걷다가
         쑥부쟁이와 참나리꽃들이
         여기 저기 흩 피어난 산 위로

                                  무지무지하게 샛파란 하늘과
                                  하얗게 피어난 구름을 보게 되면
                                  이 진저리나는 여름도 다 가고
                                  아, 이제 곧 가을이지 싶구요.

                   그리고 혹 내게도, 좋은 때가
                   꼭 한번은 오겠지 싶답니다.


( ** ) ;;  신기하게도 15일을 기준으로 항상 여름이 한풀 꺽인다.
어제는 포천에 다녀 왔는데, 파란 하늘, 뭉게구름 그리고 반짝반짝 거리는 햇볕이
완전 가을입니다.... 아우성을 쳐대고 있었다.

사진을 보다가, 신석종님의 이 시가 생각나서
죄송합니다... 하면서 슬쩍 끼워본다.

내일이면 수능 80일이 남는다.
우리 얼마 안 남았으니까 힘냅시다...
똘똘한 여학생이 한마디 한다.
80일이면... 세계일주도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와 !! 난 이 녀석을 존경한다. 이 톡톡 뛰는 유머감각...  밝음.

조낸 말을 안 듣는 중2 녀석.
어머니가 교회에 열심히 끌고 다니길래
옛날 우리 선배님들이 맨날 하던 말을 써 먹어본다.
쌤 말씀은 하느님 말씀과 같은건데... 왜 말을 안듣는거야 이놈아... 그저 웃자는 소리였는데,
나 선생님 말 안 들어도 되요. 하느님 말 안 들을거니까요 !! 정색을 한다.
허걱@@ 

by 고은새 | 2008/08/24 17:14 | | 트랙백 | 덧글(2)

은꿩의다리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한국 특산식물로 중부 이남 지방에서 자생하고 있다.

'꿩의다리'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들이 제법 있는데
꽃을 매단 줄기가 꿩의 다리처럼 붉은 빛이 돌면서 가늘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잎도 꿩의 발자국을 닮았다 하나... 발자국을 본 적이 없으니, 그런가보다 한다.
어째 이 녀석은 꽃을 단 줄기가 전혀 붉은 빛이 안 돈다.
그래서 약간 자신이 없지만... 은꿩의다리로 간다.
금꿩의다리는 정말 화려하고 예쁘지만, 난 이 녀석이 더 마음을 끈다.

(**)/ 수업이 끝나고 과제물 검사를 할 시간인데... 한 녀석이 아주 안달이 났다.

'오늘만 일찍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다음 시간에 오늘 것까지 다 할께요...'  난리를 핀다.
그러면 너무 양이 많아져서 안돼... 오늘 다 하고 가 !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말해놓고도, 하도 애걸을 하니까 왜? 물어본다.

친할아버지가 쓰러지셔서 엄마, 아빠가 전부 병원으로 뛰어 가셨단다.
그럼 보내줘야지, 병원에 가야겠구나... 혼자 생각을 하는데,
이런 녀석을 보았나 ㅠㅠ
아무도 없으니까... 빨리 가서 컴퓨터를 해야 한다는거다.
어쩔...

나도 온라인 게임에 미쳐 본 적이 있으니까...
그땐 정말 누우나 서나, 일을 하면서도 그 생각만 했었더랬다.
어른인 나도 그랬는데... 이 녀석들에게 무어라 할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려고 하는 판국에...너 너무했다,
그러면서 한대 쥐어박고 툴툴거리는 녀석을 잡는다.

한 고등학생이 절규했던 적이 있다.
너무 유혹이 많아요. 저도 공부하고 싶어요.
만화, 영화, 애니, 인터넷, 온라인게임, 린텐도, 휴대전화 그리고 김연아까지 그를 괴롭혔던거다.
너 바보냐? 하고 욕을 했지만
이해할 수는 있었다.



by 고은새 | 2008/08/20 00:39 | 야생화 | 트랙백 | 덧글(2)

생일선물


오늘서야 이 선물을 받았다.
열어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엄마, 아빠도 그려준적 없어요
무뚝뚝하게 한마디 던진다. 말 안해도 알지...
옆에 그려놓은 변산바람꽃 때문에 또 감동한다.
나를 생각하면 변산바람꽃이 떠오른다니... 이럴수가.

고3이라 화실 나가랴 공부하랴, 또 벌써 내일부터 개학이라 정신없을텐데.
그저 너무 좋아서 사진으로 찍어 자랑삼는다.

항상 욕하고 소리지르고 윽박지르는 마귀할멈같은 선생일텐데
이렇게 활짝 웃고 있는 모습으로 기억해줘서 또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사진같은거 찍어 걸어 놓아 본 적이 없지만
이건 잘 처리해서 책상 위에 올려놓아야겠다.

이제 한 80일 남았다.
기운내자. 사랑한다.

by 고은새 | 2008/08/18 00:15 | 이야기가 있는 사진 | 트랙백 | 덧글(4)

생일선물


해리포터가 제일 부러운건 하얀색 올빼미를 기르는 거라고
나도 기르고 싶어라고 바보같은 소리를 한적이 있었다.
그걸 기억했었던 모양이다.
생일이라고 선물을 받았는데
놀라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컴퓨터 usb에 연결하면 이 녀석이 옆으로 까우뚱 한번 하고
조금 있다 빨간 큰 눈을 깜박깜박하면서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고 또 갸유뚱 그리고 깜박깜박...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만든 선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또 한살  먹었다.
어제 그리고 오늘 산속을 헤매고 다녔다.

내 생일에는 태극기 달아 준다고... 나는 그런 사람이다 하면서 농담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그런 기분조차 들지 않는 광복절이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구나 실감한 하루였다.
햇빛이 반짝이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숲속은 서늘하기까지 했다.

by 고은새 | 2008/08/16 21:45 | 그냥 이야기들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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